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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5.11.05 02:58 작성자 차현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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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랭글러 루비콘 트림을 타고 오프로드와 하드탑 개방을 즐기는 시간을 경험했다. /경기 고양=오승혁 기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차는 나에게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는 거다.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삶의 일부다." -엔초 페라리(1898~1988)

매년 수백 종의 신차가 쏟아지는 시대. 자동차에 대한 정보는 넘쳐 나는데, 정작 제대로 된 ‘팩트’는 귀하다. ‘팩트 DRIVE’는 <더팩트> 오승혁 기자가 직접 타보고, 확인하고, 묻고 한미홀딩스 주식
답하는 자동차 콘텐츠다. 흔한 시승기의 답습이 아니라 ‘오해와 진실’을 짚는 질문형 포맷으로, 차에 관심 있는 대중의 궁금증을 대신 풀어준다. 단순한 스펙 나열은 하지 않는다. 이제 ‘팩트DRIVE’에 시동을 건다. <편집자 주>
[더팩트｜경기도 고양=오승혁 기자] 엔초 페라리의 말처럼, 자동차는 단순히 목적지로 향하는 도구를 넘어 운전자릴게임동영상
의 철학을 보여주는 존재다. ‘팩트 DRIVE’는 <더팩트> 오승혁 기자가 직접 주행하며 자동차의 진짜 면모를 확인하는 체험형 리포트다. 이번 주행의 주인공은 지프의 상징적 모델, ‘랭글러 루비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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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달 전 시승에서 군용 감성의 카키색 ‘랭글러’를 만났다면, 이번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루비콘을 마주했다. 보라색과 분홍빛이 섞인 차체는 비 내리는 도심 속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울 마포에서 출발해 경기도 파주, 고양, 용인 등 약 400km를 달리며 도심과 오프로드를 모두 경험했다.
랭글러의 디자인은 80여 년상장종목
전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군용차 ‘윌리스 MB’에서 시작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각진 차체, 원형 헤드램프, 7슬롯 그릴 등 브랜드의 상징적 요소가 그대로 남아 있다. 보닛에 새겨진 ‘RUBICON’ 문자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도전을 의미하는 문장이다. ‘루비콘 강을 건넌다’는 표현처럼, 이 차는 평범함보다 모험을 선택한 사람에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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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시승에서는 파주 파평산을 주행하며 오르막길을 힘 있게 주행하는 오프로드의 성능만 즐겼다면, 이번에는 레고 장난감을 조립하듯 랭글러 루비콘 하드탑의 지붕을 탈부착하며 랭글러를 다른 방식으로 즐겼다.
블록 장난감인 레고는 가격과 난이도가 꾸준히 올라 어린이의 취미를 넘어 성인의 취미로도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지프 역시 지프 특유의 감성을 아끼며 지프가 가진 아날로그 취향을 받아 들이고 레고처럼 차의 지붕을 탈부착하는 특유의 방식에 적응할 마음이 있는 이들에게 더 어울린다.
Q. 지난번의 주행과 달랐던 점은?
A. 확실히 타면 탈 수록 운전 자체가 늘긴 는다. 첫 주행 당시 파주 파평산의 오프로드에서 주행 모드 변경을 어려워하면서 제법 혼동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프 랭글러 루비콘의 오프로드 기술력을 온전히 느꼈다.
경기도 고양의 야산 구간에서 오프로드 플러스 모드를 작동하자, 차량은 스스로 노면 상태를 분석해 각 바퀴의 하중을 조절했다. 진흙과 자갈이 섞인 비포장도로에서도 흔들림 없이 주행을 이어갔다.
꽤나 경사가 높은 구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힘 있고 적당한 흔들림이 이어지는 주행이 오프로드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줬다. 또 33인치 대형 타이어가 주는 안정감은 도심에서도 인상적이었다. 400km 이상 주행했지만 예상보다 피로감이 적었고, ‘불편하다’는 평이 무색할 정도로 승차감이 안정적이었다.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랭글러의 매력을 이번에는 더 크게 느꼈다.
Q. 지프는 감성이 특히 강조되는 부분인데, 이번에는 어떤 감성을 느꼈는지?
A. 가장 큰 차이는 루프탑에 있다. 지난번 시승한 지프 랭글러가 소프트탑 트림이라 버튼으로 루프를 열고 닫을 수 있었던 점과 달리 이번 랭글러는 하드탑 트림인 점이 차이가 크다.
운전석과 동승자석 위에 있는 패널을 분리하면 압도적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낮에 산중턱에 올라 지붕을 열자 이전에 어떤 차에서도 느껴본 적 없는 압도적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높은 차체에서 위로 막힌 것 없이 뚫린 하늘에 올라 자연을 내려다 보자 평소 그냥 지나쳤던 자연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또 이번 차량에는 사이드 스텝이 없었다. 시동을 걸면 차 아래에서 옆으로 나와 밟고 높은 차체를 오를 수 있게 돕는 사이드 스텝이 없는 트림은 불편함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듯한 신비함을 동시에서 선사했다.
약간 도약하듯 몸에 힘을 주고 차에 오르는 과정은 그 자체로 매번 주행을 시작할 때마다 여행을 가는 것 같은 설렘을 선물했다.
Q. 이번에 특히 주목한 부분은?
A. 지프 랭글러의 대표적인 특징은 루프다. 뚜껑을 열고 달리며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개방감을 높은 차체 위에 앉아서 느낄 수 있다. 지면과 거의 붙은 상태로 달리는 스포츠카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과는 아주 다른 느낌의 시원함이다.
이번에는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야산을 올랐다. 비포장도로가 이어진 길을 힘차게 달린 뒤 중턱에 세운 뒤 운전석과 조수석 위의 닫힌 부분들을 열고 루프를 열었다. 차에 올라타서 내려다 보는 자연은 그 자체로 기분 좋은 상쾌함을 선사한다.
이 역시 선택이다. 버튼 하나로 루프를 여닫는 소프트탑 트림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하드탑 트림의 장점을 느끼고 싶다면 레고처럼 차량을 조립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머리 위로 걸리는 것 하나 없이 탁 트인 감성은 랭글러의 선물이다.
Q.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있다면?
A. 지프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한 때 취업 면접에서 '장점을 단점처럼 포장해 강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약점은 숨기는 답변'이 모범 답변으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하지만 지프가 강조하는 아날로그 감성은 말 그대로 강점이자 약점이다. ‘지프는 디지털보다 손맛이다'라는 말처럼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이들에게 지프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지만, 아닌 이들에게는 지프를 포기하게 만드는 지점이기도 하다.
지프 랭글러를 처음 접한 오너들이 가장 많이 놀라는 부분은 주유구다. 엔진 스타트, 스톱은 정작 버튼으로 하지만 키를 주유구에 꽂아 돌리고, 땡겨서 열어야 하는 아날로그 방식이다.
불편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지프만의 정체성이다.
Q. 그럼 가격도 매력적인가?
A. 국내에서 랭글러는 엔트리 모델인 스포츠S와 오프로드 특화 모델 루비콘 그리고 도로 주행 성능 강화에 집중한 사하라 3가지 모델이 주로 판매된다.
가격은 스포츠S 4도어 하드톱 7270만원, 루비콘 2도어 하드톱 8040만원, 루비콘 4도어 하드톱 8340만원, 루비콘 4도어 파워톱 8590만원, 사하라 4도어 하드톱 8090만원, 사하라 4도어 파워톱 8340만원부터 시작한다.
트림에 따라 다르지만 랭글러는 8000만원대 초중반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물론 8000만원의 가격대 SUV 중에는 GV80, 벤츠 GLC, 아우디 Q5 등 여러 경쟁 모델이 있다. 다만 지프만의 매력을 찾는 이들에게 지프 랭글러의 대항마로 제시될 모델은 없다.
두 번째 만난 지프 랭글러 루비콘은 단순히 ‘탈 것’이 아니라 ‘체험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제대로 선사했다. 하드탑의 해방감, 오프로드의 강인함, 그리고 손맛이 느껴지는 아날로그 감성.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 ‘지프’라는 브랜드의 철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을 함께 보냈다.
‘팩트 DRIVE’ 시리즈의 이름처럼, 이번에도 팩트는 분명했다. 지프 랭글러는 불편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차다. 마치 레고처럼 즐겁게 루프를 탈부착하면서 조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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