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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독창적인 미디어 아트 작업으로 주목 받아온 김아영 작가가 세계적인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모마·MoMA) PS1에서 오는 11월 6일(현지시간) 개인전을 개막한다. MoMA PS1의 수석 큐레이터 루바 카트립이 기획하고 현대카드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김 작가가 미국에서 여는 첫 번째 대규모 개인전으로 내년 3월 16일까지 이어진다.

MoMA PS1은 세계 3대 현대미술관인 MoMA의 분관으로, 동시대 미술에서도 가장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기관이다. 그동안 마이크 켈리, 안네 임호프, 니키 우리은행마이너스통장필요서류 드 생팔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개인전이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Ayoung Kim: Delivery Dancer Codex’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주요 작품들을 총망라한다. 특히 작가의 대표 연작인 ‘딜리버리 댄서’(2022~현재)의 세 작품을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펼친다. 전시 기간 중 아티 연금 스트 토크(11월 8일) 등 대중 프로그램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MoMA PS1 측은 “디지털 혁신의 선봉에 선 아티스트로 인정받는 김 작가는 생성 AI, 비디오 게임 엔진, 실사 영상을 사용하여 지정학을 충돌시키고, 신화를 종합하고, 기술을 탐구하는 내러티브를 만든다”며 “이번 전시는 데이터, 인간, 환경 간의 진화하는 관계를 살펴보고 12월결산법인배당락 , 자기 최적화를 통해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를 충족시키려는 자본주의적 압력에 도전한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경험에서 출발한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는 긱(Geek) 이코노미와 플랫폼 노동, 배달 라이더들의 극단적인 각성 상태, 최적화를 요구하는 사회, 가능세계론과 양자물리학 등을 핵심 주제로 다룬다. 이들 작품은 배달기사라는, 취업컨설팅 편리한 기술 이면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을 보여 준다. 특히 비가시적인 노동의 가중화와 우리가 일상에서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변화하는 기술 발전에서 느껴지는 당혹감을 작품 속 배달 라이더들을 통해 관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했다.
연작의 첫 작품인 ‘딜리버리 댄서의 구’(2022)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서울 타행이체 수수료 면제 에서 갇혀 지내다시피 했던 작가가 당시 경험한 느낌을 가상의 여성 배달기사를 통해 표현한 픽션이다. 배달 플랫폼인 ‘딜리버리 댄서’에서 최상위 능력자인 ‘고스트 댄서’로 일하고 있는 에른스트 모가 또 다른 세계에서 자신과 완벽하게 닮은 사람 엔 스톰과 만난 이야기를 털어놓는 이야기다.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상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다.
‘딜리버리 댄서의 구’의 후속작인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2024)와 ‘딜리버리 댄서의 선: 0°의 리시버’(2024)는 기존 세계관의 연장선 상에 있다. 두 여성 배달기사인 에른스트 모와 엔 스톰이 서울이 수많은 ‘가능 세계’의 일부였음을 깨닫고, 이전보다 확장된 여러 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야기다. 이는 인공지능(AI) 시대 속 변화하는 인간과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도입되는 기술 간의 상호작용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 갤러리현대



실제로 김 작가는 작업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AI 모델을 활용한다. 작품 속 등장하는 장면들의 일부를 배우들과 실사 촬영한 푸티지를 모션 캡쳐와 AI가 생성해 낸 영상들과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게임엔진 기반의 컴퓨터 그래픽 영상, 생성형 AI를 활용한 다채널 영상과 설치 작품 등도 눈길을 끈다.

다만 그는 “AI는 자의를 갖지 못하고 특별한 동기도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결국 일정한 패턴으로 굉장히 흥미가 떨어지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며 “AI를 미디어아트에 활용하더라도 결국 어떤 영감을 불어넣고 새로운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 판도가 바뀔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인간의 노동만이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만들어준다고 믿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작가는 서울을 기반으로 비디오, 가상현실, 사운드, 텍스트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다. 2023년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 미디어아트 어워드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최고상인 ‘골든 니카상’(뉴 애니메이션 아트 부문)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1987년부터 수여된 이 상을 받은 한국인은 김 작가가 처음이다. 올해는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 뉴미디어 부분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그는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문화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이끈 작가를 조명하기 위해 신설한 ‘ACC 미래상’의 첫 수상자이기도 하다. 당시 신작 전시를 본 세계적인 기관들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지난 5월에는 미국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LG 구겐하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상은 구겐하임 미술관과 LG의 파트너십으로 기술을 활용해 창의성 영역에서 혁신을 이끈 작가에게 매년 수여된다.
김 작가는 현재 갤러리현대 전속 작가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올해 2~6월에는 일본 도쿄의 미나토구 모리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이어 5~7월에는 독일을 대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인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에서 개인전 ‘Many Worlds Over’을 개최했다. 두 전시는 작가가 각각 일본과 독일에서 개최한 첫 기관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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